구해령 주관적 감상 첫번째

학교에서도 보고 집에서도 보고 넷플릭스로 제대로 봤는데 사실 이번이 두 번째였어.첫 번째는 본방사수 하면서 봤는데 차은우 씨가 너무 잘생겨서 미친 듯이 보는 거야.

넷플릭스를 결제하게 돼 볼 콘텐츠를 찾다가 드라마가 눈에 띄어 지난 추억을 회상하며 1회를 눌렀다.

처음 봤을 때는 이야기보다는 인물의 외양에 집중해 보았기에 어떤 사건이 있었고, 어떤 역경이 있었으며, 그 역경을 주인공들이 과연 어떻게 헤쳐 나갔을까.하는 의문은 생각지도 않았고, 나중에 생각해도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인물의 외향보다는 각각의 서사, 그 주인공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에 집중해서 시청했다.

한번 끝까지 본 후의 소감은 “과 이 드라마가 이렇게 내용이 충실한가?” 였다.

전에 보았을 때는 집중이 잘 되지 않아서 그랬을지 모르지만 인물간의 관계마다 서사가 너무 좋았고 그 서사가 충실하고 재미있어서 이해할 수 있었기에 인물간의 감정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사건과 사건과의 연결이 잘 돼 있어 위화감을 느끼거나 이해하지 못한 사건은 없었고 물론 힌트도 모두 수거해 본 뒤 어색한 것도 없었다.

(자세한 사항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또 정통 사극보다는 퓨전 사극에 가까운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인물의 말투가 그렇게 틀에 박힌 느낌보다는 현대 말투와 사극 말투를 섞은 듯한 느낌이 들고, 이로 인해 유머 장면에서는 현대 말투가 많이 섞여 정서와 웃음 코드에 잘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좀 신선했던 점은 사관이라는 직업을 자세히 다룬 점이다.

사관은 지금의 서기와 비슷하지만 조선시대 사관은 임금과 신하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다니며 그 모든 것을 기록해 후대에 물려주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사실 이것도 이 드라마를 보면서 알았어.덕분에 사관이라는 직업에 대해 잘 알 수 있었고, 사관이 소속된 예문관의 중요성을 더 크게 느낄 수 있었다.

드라마 도중 한 사건으로 구세령이 옥에 갇히면서 예문관 사관들이 사관을 옥에 가둘 수 없다며 반항의 뜻으로 전면 파업을 벌이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 예문관의 파업으로 승정원을 비롯한 여러 기관이 일처리에 큰 타격을 입는 모습을 보면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에서는 임금께 오르는 모든 상소는 예문관을 한번씩은 꼭 다 거쳐야 한다며 예문관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사관’이라는 주제도 매우 신선했는데, 여성사관이라니. 정말 진보적이고 신선한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물론 글을 잘 아는 양반집 규수로 한정해 별시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 보수적인 조선시대 여인이 과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별도 시험에 응시해 여사관이 된 사희, 아란, 혜련, 운임은 예문관에 들어갔지만 상사들에게서 왕따를 당한다.

나중에 다 돈독해지지만 초반에 역경을 겪는 네 사람이 너무 불쌍하기도 하고 현대 사회에서도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성차별이 만연해 여성의 사회 진출이 좀 어려운 상황과 겹쳤다.

그래서 더욱 핍박에도 굴하지 않고 어려운 시기를 이겨낸 네 사람이 위대했다.

그리고 정말 주관적인 사고방식(취향)이지만 차은우 배우님이 너무 귀엽고 풋풋해.사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이나 <여신강림>때의 시크와 츤데레같은 연기보다는 귀엽고 풋풋한 편이 더 어울릴 것 같다고 이 드라마를 보면서 생각했다.

구혜련한테 막 떼를 많이 쓰는데 진짜 그럴 때마다 내 심장이 덜덜 떨리고 난리였어wwwwwww

물론 진지한 모습도 멋있었다.

우두종법을 두려워하는 백성들을 위해 왕자인 자신이 믿음을 주겠다며 주위의 반대를 물리치고 자기 몸에 우두종법을 먼저 시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꽤 믿음직스럽고 멋지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염전소설을 써서인지 문장이 무척 낭만적이었다.

이림이 구혜련에게 몰래 써준 시를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다가 혜련이 그 시를 발견하고 마음이 움직여 두 사람의 마음을 확인하고 키스를 하는데, 정말 그 장면에 나온 시가 정말 설레서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 장면은 꼭 전후 상황을 이해하고 본편에서 꼭 봐달라고ㅠㅠ)

사실 눈치챘겠지만, 이림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인물이다(다른 인물들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잘생긴 것도 있지만 점점 튼튼해지고 성장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사랑에 진심으로 임하고 헌신적인 모습을 보이는 게 너무 인상 깊었다.

하아 멋있다~

너무 재미있게 봐서 길어졌지만 어쨌든 꽤 신선하고 상큼하면서도 진지함을 잃지 않는 드라마였다.

오랜만에 보면서 너무 즐거웠는데 정말 개연성이 좋아서 러브러브 로코를 보고 싶다면 너무 좋다!
감상은 이쯤에서 끝이고, 제일 좋아하는 이림의 대사로 마무리!

아니, 너는 너의 인생을 살아라.궁궐에서 나오던 날 정원에 서 있는 너를 보고 깨달은 적이 있어.

나는 녹서당에 갇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널 기다리고 있었어내 생애는 네가 날 찾아오길 기다리는 시간이었어.

그래서 괜찮다이름을 바꾸고 이리저리 도망치며 살아도 언젠가 당신을 만날 날을 기다리는 중이라고.그렇게 생각하면 다 버틸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