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의 마음 힐링 토크]아 짜증난다. 스마트폰 압수당했다.

사춘기 마음 힐링톡 네 번째 이야기 아 짜증나. 스마트폰 압수당했다.

사춘기 자녀를 둔 엄마들의 울고 웃는 이야기를 정리합니다.

© 카롤_austin1, 출처 픽사베이 신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이 가방을 소파에 던지며 “아 짜증난다.

”고 말하는 것이었다.

표정도 심상치 않은 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무슨 일이 있어?”라고 묻자 학교에서 스마트폰을 압수당했다는 것이다.

아들은 사춘기가 무르익은 고교 1학년이다.

내 속으로는 “얘가 또 무슨 잘못을 해서 스마트폰을 압수당했다는 거다.

아, 못 살아.라고 했지만 내색하는 건 참았다.

비난하고 호통을 치고 싶은 마음을 한 템포 쉬고 부모 교육에서 배운 것을 말하려고 했지만 기억에 남는 말은 거의 없었다.

너무 뜸을 뜨면 안 된다는 생각에 생각나는 대로 말을 걸어 보았다.

아, 슬펐겠다.

스마트폰을 압수당했다면 아들은 더 큰 소리로 아 짜증나죠라고 말한다.

“왜 스마트폰을 압수당했어?”라고 다시 물었다.

내용은 곧 스마트폰을 아침 조회 시간에 내야 하는데 내놓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전날 미리 가져간 공기계를 대신 꺼내놓고 다른 아이들이 눈치챌까 봐 스마트폰은 꺼내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마침 미술을 너무 재미없이 가르치는 미술 선생님 때문에 짜증이 나서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시청하다가 걸렸다는 것이다.

미술선생님은 너 수업시간에 누가 스마트폰을 보냐? 스마트폰 압수야. 내놔라며 아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했고 아들은 쉬는 시간에 미술선생님을 찾았다고 한다.

선생님, 스마트폰을 돌려주세요.”안 돼. 일주일간 압수야.그럼 스마트폰 좀 확인하고 다시 드릴게요.’5분 안에 확인해서 내고 너희 반으로 가’

문제는 아들이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순간 스마트폰 액정에 물감과 손톱 자국이 묻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을 본 아들은 미술선생님께

선생님, 제 액정 물감이라는 손톱 흠집이 나는데 이거 어떻게 해요?”뭘 어떻게?” “액정필름 새 거 붙이는 데 40분 걸렸는데 선생님이 지금 물감을 발라서 손톱 자국을 냈잖아요. 그래서 액정필름 가격이 반짝반짝 빛납니다.

아들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나는 어이가 없었지만 미술 선생님이 뭐라고 했는지 궁금했다.

“미술 선생님은 그러니까 너한테 뭐라고 하시니?”라고 묻자 “이상한 소리 자꾸 하지 말고 스마트폰을 두고 빨리 나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아들의 이야기를 듣자 새로 부착된 액정필름에 손톱자국이 생긴 것이 안타까운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순순히 미술선생님의 말을 듣지 못한 아들이 걱정도 되고 규칙을 어기고 스마트폰을 들고 있었던 것도 화가 났다.

“액정필름 값을 뻥 치자”는 말에 미술선생님은 우리 아들을 어떻게 봤는지 생각하니 민망하기까지 했다.

뭔가 하고 싶은 잔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내 말은 확실히 아들과의 관계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 참았다.

그래!
아들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이 생각만 마법처럼 외우려고 했다.

한동안 사춘기 아들과의 관계를 좋게 하려고 잔소리를 줄이고 있었는데 말하는 것보다 말하지 않는 게 어렵다는 걸 느꼈다.

그래도 참아보자. 원래 내가 생각했던 대로 했던 말은 이 상황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 “너는 네가 수업 시간에 스마트폰을 본 것은 잘못이었는데 그걸 압수해가는 과정에서 너의 스마트폰에 물감이 묻어 액정 필름에 손톱 자국이 생긴 것은 안타까웠어?” 최대한 아들의 심정을 이해하자고 말하자 아들의 대답은 쿨하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뭐지? 그럼 뭐지?” 진짜 아들의 마음을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그럼 네가 선생님에게 원했던 게 뭐야?”라고 물었더니 “선생님도 사과해야지. 내가 스마트폰을 들고 있어서 본 것은 분명 잘못이었는데 미술 선생님은 왜 학생의 물건을 함부로 다루니? 그건 잘못된 거 아니야? 그러면 선생님도 내 휴대폰만 압수할 게 아니라 ‘스마트폰에 스크래치를 낸 건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한다.

그렇지 않니? 엄마, 아, 넌 네 잘못을 인정할 만큼 미술 선생님의 잘못을 인정하는 말을 듣고 싶었어? 아들은 쿨한 목소리로 그래!
이제야 엄마가 내 말을 이해했어.”

아들과의 대화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지만 왠지 내 마음이 아주 조금은 후련했다.

아들이 “엄마가 내 말을 이해하네”라는 말을 들으니 내가 뭔가를 해낸 기분이 조금 들었다.

무엇보다 사춘기 아들과 연결된 것 같았다.

대화가 어느 정도 일단락된 것 같다.

”간식 줄까. 라고 물었더니 시리얼에 우유를 타라는 아들. 아들에게 간식을 주고 마무리를 교육적으로 하고 싶었다.

스마트폰을 규칙을 지켜서 내고 수업시간에는 스마트폰을 시청해서는 안 되고 선생님에게는 예의를 지켜야 하고 어머니 앞에서 재수 없다는 말은 하지 말고.엄마가 생각할 때가 있잖아. 다음부터는 여기까지 말머리를 여는데 아들이 내게 말했다.

엄마, 그동안 잘됐다.

여기까지 해. 나도 내가 잘못한 것을 알고 다음부터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그리고 ‘재수가 없다’는 말도 안 해. OK?”

아!
부끄러웠지만 아들의 이야기를 듣고 여기까지 했어.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의 키만큼 아이의 마음도 커지고 있음을 보았는가. 아니면 내가 걱정하고 걱정하는 것보다 아들은 나름대로 사리분별을 갖고 있는 걸까. 아니면 내가 어디까지 노력하고 있는지 시험해 본 것인가. 아무튼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크고 작은 에피소드를 겪으며 지나가는 우리 아들의 사춘기 한 페이지는 이렇게 기록됐고 방법은 서툴지만 미술선생님께 자신의 의사 표현을 한 것도 뭐 그럴 수도 있다고 느껴졌다.

시리얼을 맛있게 먹은 아들은 스마트폰이 없어 심심하다며 거실에 있는 컴퓨터를 켜고 게임을 했다.

아!
산을 넘어 산이다.

그 게임…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부모님 교육을 열심히 배운 만큼 조금은 보람 있었던 것으로 만족한다며 게임의 열정도인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사춘기 마음 힐링 토크 네 번째 이야기 “아 짜증나. 스마트폰 압수당했다.

사춘기 자녀를 둔 엄마들의 울고 웃는 이야기를 정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