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 구교환의 돋보이는 캐미 [영화리뷰] 모가디슈 –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가장 히트한 작품이 넷플릭스 개봉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가 아니라도 천만 관객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취향을 저격했지만 극장에서 보니 정말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만들었다.

부당 거래, 베를린, 베테랑의 흥행을 이끈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지만 그 연출력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내전이 발생한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목숨을 걸고 탈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모가디슈의 리뷰를 시작한다.

감독님 – 류승완 출연 –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구교환

줄거리

한국의 유엔 가입을 위해 외교관이 동분서주하던 시기인 1991년 소말리아 한국대사관에서도 작업이 한창이었다.

그런데 걸핏하면 방해하는 북한대사관으로 인해 갈등이 깊어진 시기에 소말리아 내전이 발발한다.

무장 반군이 들이닥쳐 정부 관련 대사관까지 공격하고 한국대사관도 위험에 처한다.

이때 대사관을 공격당한 북측 사람들이 한국대사관을 찾아 도움을 요청한다.

결국 남북대사관 사람들은 함께 모가디슈 탈출을 계획하는데…

리뷰 1. 류승완 감독

모가디슈는 류승완 감독이 군함도 이후 감독으로 참여한 첫 영화다.

감독은 맡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참가한 영화로는 시동, 사바하, 엑시트는 900만 관객을 넘어 흥행을 기록했고 나머지도 300만 명 정도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다가 2년 만에 내놓은 작품은 모가디슈였지만 류승완 감독 특유의 현실적인 느낌과 인물 간의 감정적 대립이 잘 녹아 있었다.

또 이번 작품을 위해 신경을 썼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모가디슈의 상황을 모로코 현지에서 직접 촬영했다는 점이다.

현재 여행금지 지역인 소말리아에서는 직접 촬영할 수 없었기 때문에 비슷한 느낌의 모로코에서 촬영했으며 현장에서 동원된 보조 출연자만 300명이 넘을 정도로 대규모 촬영을 했다.

덕분에 내전 상황의 혼란을 극대화할 수 있었고 다른 나라에 떨어진 사람들의 공포도 느껴졌다.

그런 점에서 보면 코로나 이전에 흥행했던 다른 영화들과 비교할 때 충분히 손익분기점인 600만을 넘을 것으로 보여 현재 성적이 더 아쉽게 느껴진다.

2) 현실인물

극중 인물들은 몇 가지 선택을 놓고 갈등한다.

이들이 선택해야 할 문제의 대전제는 사사건건 방해해온 북한대사관 사람들을 도와야 하는가.한신성 대사는 밤중에 찾아온 북측 사람들을 도우려 했지만 계속 투덜거리는 인물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북측 사람들을 버리고 한국대사관 사람들만 탈출할 기회가 생겼을 때는 이를 거절하고 모두가 함께 탈출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초반에는 겁이 많고 약간은 융통성이 없어 보이던 사람이 인간애를 어기지 못하고 북한 주재 임연수 대사에게 인슐린 주사를 놓는 모습은 정말 현실적인 소시민을 보는 듯했다.

자신도 두렵고 돕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도와주고 끝까지 책임감을 갖는 그의 변화가 현실적이어서 더욱 몰입감 있게 볼 수 있었다.

3) 액션

모가디슈의 주요 액션은 영화 후반부에 집중돼 있다.

이 형식은 맞서 싸우기보다는 겁에 질린 일반인들이 도망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여기서 힘든 것은 미친 듯이 흔들리는 화면도, 짧게 자르는 편집도 없었지만 그 긴박함이 그대로 전달된다는 것이다.

류승완 감독은 영화 전체를 정적인 구도로 파악했다.

인물 간의 대화, 반군에 쫓기는 상황에서 모두 클로즈업 사용을 줄이고 멀리서 찍기를 택했다.

그래서 조금은 지루해 보이지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인물의 상태가 어떤지는 분명했다.

이는 후반차를 타고 도망치는 장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쫓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찍을 때는 차에 고정된 카메라를 통해 흔들림을 줄이고 차에서 날아오는 총알이나 꼼짝 못하는 사람들을 한 화면에 담아내 긴장감을 높였다.

달아나는 차의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은데 속도감과 긴장감이 동시에 느껴진다는 게 역시 류승완 감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4) 중립적인 시선

드라마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갈등은 북측과의 갈등이다.

그동안 이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참 많았지만 그중 중립을 지킨 경우는 드물다.

북한 사람들을 선량한 우리 민족이라고 표현하거나 어떻게든 맞서야 할 적, 신체적으로 매우 뛰어난 훌륭한 인물로 묘사하기 일쑤였지만 모가디슈는 그 중립을 지킨다.

그 관계를 잘 보여준 장면이 깻잎을 잡아주는 것과 인슐린 주사를 주는 것이었다.

적군도 아군도 아닌 애매한 선을 타고 과도한 감정 고조로, 그래서 신파 없이 담담하게 극을 전개했기에 어떤 불편함도 없이 감상할 수 있었다.

올해 극장에서 상영되는 한국 영화 중 가장 재미있었던 작품이지만 이미 개봉된 지 5개월이 지나 넷플릭스 개봉을 앞두고 있다.

최근 급부상한 배우들의 속물 교환과 조인성의 궁합이 잘 맞아 아직 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12월 15일 개봉하면 넷플릭스에서 찾아볼 것을 권한다.

종합적으로 모가디슈의 내 평점은 7/10이다.